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가보셨나요? 혹은 언젠가 방문할 계획이신가요?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등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 모인 이곳을 걷다 보면,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이 떠오릅니다.
"이 수많은 걸작은 도대체 어떻게 다 이곳에 모이게 된 걸까?"
여기에는 단순히 구입하거나 기증받은 것 이상의, 한 남자의 거대한 야망과 전쟁, 그리고 '약탈'의 역사가 숨어있습니다. 오늘 '그림 읽어주는 서재'는 루브르를 세계 최고로 만든 장본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컬렉션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 '나폴레옹 박물관'의 야심 찬 시작
프랑스혁명 이후, 왕궁이었던 루브르는 '공공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을 진정한 세계 최고의 박물관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가진 인물은 바로 나폴레옹이었습니다.
그의 비전은 명확했습니다. "파리를 새로운 로마로 만들겠다!" 고대 로마가 정복지의 예술품을 가져와 제국의 위대함을 과시했듯, 그 역시 전 유럽의 걸작을 파리로 가져와 프랑스의 문화적 패권을 확립하려 했습니다. 1803년, 루브르는 아예 '나폴레옹 박물관(Musée Napoléon)'으로 이름까지 바뀝니다.
이탈리아: 예술 약탈의 첫 번째 사냥터
나폴레옹의 예술품 컬렉션은 1796년 이탈리아 원정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승전의 대가로 예술품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교황령과의 '톨렌티노 조약(Treaty of Tolentino)'은 악명이 높습니다. 이 조약은 패전의 대가로 바티칸이 소장한 최고의 걸작 100점을 프랑스에 넘긴다는 내용을 '합법적'으로 명시했습니다.

이때 <라오콘 군상>, <벨베데레의 아폴론> 같은 고대 조각상과 라파엘로, 티치아노의 회화들이 대거 파리로 옮겨졌습니다. 또한 베네치아 산 마르코 대성당의 상징이었던 '청동 마상'까지 떼어 갔죠.
"그럼 <모나리자>도 나폴레옹이 훔쳐 온 건가요?"라고 많이 궁금해하십니다.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프랑스에서 생을 마감할 때 가져와, 이미 프랑수아 1세 때부터 프랑스 왕실 소장품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은 그저 루브르에 있던 이 작품을 잠시 자신의 침실에 걸어두었을 뿐입니다.
이집트 원정과 '로제타석'의 아이러니
나폴레옹의 야망은 이탈리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1798년 이집트 원정은 군사적 목적뿐만 아니라, 고대 문명의 유물을 '발굴'하려는 목적도 컸습니다. 그는 수백 명의 학자와 예술가를 대동했습니다.
이 원정에서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열쇠가 된 '로제타석'이 발견됩니다. 프랑스군은 수많은 유물을 챙겼지만, 이집트 원정은 결국 영국의 승리로 끝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중요한 발견물이었던 로제타석은 나폴레옹의 패배로 영국군의 손에 넘어가 현재 런던 영국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루브르가 아닌 영국박물관이 이집트 유물로 유명해진 결정적 계기였죠.
⚔️ 워털루 패전: 거대한 컬렉션의 붕괴
나폴레옹은 이탈리아, 이집트 뿐 아니라 오스트리아, 독일(프로이센), 스페인 등 정복하는 곳마다 예술품을 파리로 실어 날랐습니다. 루브르는 말 그대로 전 유럽의 걸작으로 가득 찬 '제국의 창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그의 제국은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무너집니다. 나폴레옹이 몰락하자, 그에게 예술품을 빼앗겼던 나라들이 일제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의 반환'이었습니다. <라오콘 군상>이나 산 마르코의 '청동 마상'처럼 상징성이 큰 작품들은 원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작품, 특히 이탈리아 르네상스 회화의 상당수는 반환되지 않고 루브르에 남았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루브르에서 보는 이탈리아 회화 컬렉션의 상당 부분이 바로 이때의 '전리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 이 작품, 어디 가면 볼 수 있나요?
오늘 이야기의 중심 무대는 단연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Musée du Louvre)입니다.
- 위치: Rue de Rivoli, 75001 Paris, France
- 주요 소장품: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의 니케> 등
- 서재지기의 팁: 루브르는 상상 이상으로 거대합니다. 하루에 다 보겠다는 욕심은 버리고, '드농(Denon) 관'의 이탈리아 회화실처럼 나폴레옹의 야망이 집결된 곳을 먼저 둘러보며 오늘 들은 이야기를 떠올려보세요. 작품이 달리 보일 겁니다.

◀ 바로가기 : 루브르 박물관 비밀 동선 및 입장 꿀팁 총정리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나폴레옹이 약탈한 예술품은 모두 반환되었나요?
👉 아니요. 1815년 나폴레옹이 몰락한 뒤 약 5천여 점의 작품이 반환되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작품(특히 회화)이 반환 협상에서 제외되거나 은닉되어 루브르에 남았습니다. 오늘날 루브르가 자랑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컬렉션의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Q2. 나폴레옹의 예술 약탈은 당시에도 비판받았나요?
👉 네, 그렇습니다. 특히 약탈의 당사국이었던 이탈리아와 독일의 지식인들은 "예술품은 그것이 탄생한 본래의 맥락 속에 있어야 한다"며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이는 예술품이 단순한 전리품이 아니라 한 민족의 정체성이자 문화유산이라는 인식이 싹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3. 루브르 외에 나폴레옹의 전리품이 있는 곳이 또 있나요?
👉 네. 나폴레옹은 파리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의 지방 박물관(릴, 리옹, 보르도 등)에도 약탈한 예술품을 분배했습니다. 파리를 정점으로 한 '문화 제국'을 건설하려 했기 때문이죠. 이 작품들 역시 대부분 반환되지 않고 현재까지 남아있습니다.
[서재지기의 시선] '보편 박물관'의 어두운 그림자
루브르는 '인류의 보편적인 유산을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게 한다'는 '보편 박물관(Universal Museum)'을 표방합니다. 하지만 그 시작에는 나폴레옹의 제국주의적 야망과 '약탈'이라는 폭력적인 수집 방식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루브르에서 인류의 위대한 창의성에 감탄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걸작들이 어떤 피와 눈물을 머금고 그 자리에 서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예술의 아름다움과 그 이면의 역사적 무게를 함께 바라보는 것. 그것이 '그림 읽어주는 서재'가 추구하는 진정한 '아는 척'일 것입니다.
루브르의 컬렉션에 대해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는 사실, 흥미로우셨나요?
여러분이 알고 있는 박물관 속 작품의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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